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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수질관리기술사

활성슬러지 공법에서 무산소조와 혐기조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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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소조와 혐기조의 차이에 대한 이해는 생물반응조 및 활성슬러지 공정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다. 실제 활성슬러지 공법을 운영하는 현장에서 혐기조가 포함된 바덴포 공법이나 A2O 공법을 사용하는 현장은 MLE공법이나 A/O공법과 같은 질소처리를 주로하는 공정보다 드물지만 환경공학 특히 생물반응조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경우, 공통적으로 폭기시설이 없는 혐기조와 무산소조가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 지는지 적절한 설명없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다음과 같이 혐기조와 무산소조와 폭기조로 구성된 일반적인 A2O 공법을 예로 들자면, 혐기조, 무산소조, 폭기조 순으로 구성된 공법이고 1차침전조에서 침전된 미생물을 다시 혐기조로 반송하는 외부반송라인과 무산소조와 폭기조 사이에 내부반송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우선 생물반응조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속영양 박테리아와 독립영양 박테리아가 항상 반응조에 공존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종속영양박테리아는 외부탄소원, 즉 수중의 유기물질을 섭취하여 성장하고 독립영양박테리아는 무기탄소원, 즉 수중의 이산화탄소를 섭취하여 성장한다. 따라서 종속영양박테리아의 성장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독립영양 박테리아의 반응(질산화)을 주로 일으키는 폭기조가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생물반응조의 가장 큰 용량을 차지하는 이유이다. 

혐기성조건에서 독립영양 박테리아의 반응

혐기조와 무산소조는 둘다 산소공급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일어나는 기작은 완전히 다른데 혐기조는 독립영양 박테리아 중심의 산생성 반응(Acidogenesis), 메탄생성 반응(Methanogenesis) 등의 반응이 일어나고 종속영양 박테리아는 전자전달체인 산소가 없어 에너지생산을 위해 체내의 인이 3개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인이 2개인ADP(Adenosine diphosphate)로 산화시켜 자체적으로 전자를 생성하여 성장에너지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흔히 혐기조의 특징으로 알고 있는 인방출 현상이 일어나고 폭기조에서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다시 전자와 인을 흡수하여 증식하는 인과잉흡수(Phophate uptake) 현상이 일어난다. 

폭기조에서 종속영양 박테리아의 반응
폭기조에서 독립영양 박테리아의 반응

다음은 무산소조보다 폭기조에서의 미생물 반응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여기서 종속영양 박테리아 측면에서 보자면  전자공여체로서 수중의 유기물질을 분해하고 전자수용체로서 산소가 전달하는 전자를 이용하여 세포를 증식한다. 그리고 독립영양 박테리아 측면에서는 암모니아를 전자공여체로 분해하고 산소가 전달하는 전자를 이용하고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하여 세포를 증식한다.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성 질소는 전자를 잃어 산화하게 되고 질산화(nitrification)라는 과정을 거쳐 암모니아성 질소에서 질산성 질소로 산화되게 된다. 여기서 폭기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질산화이다. 질소처리를 위해 암모니아성 질소를 질산성 질소로 산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무산소조건에서 종속영양 박테리아의 반응

무산소 조건을 보면 폭기조에서 독립영양 박테리아에 의해 생산된 질산성 질소가 산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몸의 대사과정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과정으로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활동에 질산성 질소가 들어오게 되면 질산성 질소가 산소대신 헤모글로빈의 반응에 참여해 산소 전달을 방해하게 된다. 이는 흔하게 알려져 있는 '청색증(Blue baby syndrome)'이라는 질병을 유발한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수중에 질산성 질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산소를 공급하지 않게 되면 수중의 종속영양 박테리아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산소 대신 질산성 질소를 대신 전자수용체로 이용하게 된다. 이 때 질산성질소가 전자를 수용하여 환원되게 되며 질소가스로 날아가는 방식으로 수중에 질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를 탈질화(Denitrification) 반응라고 한다. 정리하면 폭기조에서 암모니아성 질소를 독립영양 박테리아가 질산화를 통하여 질산성 질소를 생성하고 무산소조에서 종속영양 박테리아가 질산성 질소를 환원시켜 질소가스 형태로 날려보내는 메커니즘인 것이다. 따라서 질소처리는 종속영양 박테리아와 독립영양 박테리아의 절묘한 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혐기조와 무산소조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물속에 산소가 없으면 종속영양 박테리아는 질산성 질소 같은 결합산소를 찾을 것이고 결합산소 마저 없다면 체내의 인을 꺼내 결합에너지를 보충할 것이다. 따라서 무산소조는 질산성 질소와 같은 결합산소가 존재하는 반응조이고 혐기조는 결합산소마저 존재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는 반응조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혐기조라도 폭기조와 반송라인으로 연결되거나 혹은 폭기조 후단 침전조에서 미처 제거되지 않은 질산성 질소가 외부반송을 통해 혐기조로 유입될 시 그 혐기조는 혐기조가 아니라 무산소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번외로 산화환원전위(Oxidation-reduction potential, ORP) 분석을 통하여 혐기조와 무산소조와 폭기조를 판단할 수 있다. 산화환원 전위는 환원반응이 우세하면 음의 값을 가지고 산화반응이 우세하면 양의 값을 가진다. 예를 들면 혐기조에서 산화환원 전위는 -400 mV 내외의 값을 가지고 무산소조는 -100 mV의 값을 가진다. 그리고 폭기조의 ORP는 약 +100 mV의 값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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